생성 AI 시장은 기술 사상 유례없는 성장 속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핵심인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속한 '파운데이션 모델' 분야가 AI 경제에서 차지하는 가치 비중은 11%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AI·기술 전문 리서치 플랫폼 엑스포넨셜 뷰(Exponential View)는 최근 발간한 'AI 경제 현황(The State of the AI Economy) 2026' 보고서를 통해 생성 AI 산업의 성장 규모뿐 아니라 AI 생태계 내 가치가 실제 어디에 귀속되는지를 정량적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인프라와 파운데이션 모델, 애플리케이션 등 AI 스택(Stack)별 매출 분포를 중복 제거 방식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 AI 산업은 최근 12개월 동안 1100억달러의 실제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연환산 매출(run rate)은 이제 1750억달러까지 확대되며 과거 인터넷이나 모바일 산업보다 훨씬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AI 도입도 실험 단계를 넘어 생산성 향상과 업무 자동화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AI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기업 IT 지출의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AI 가치사슬(스택)에 대한 분석입니다. AI 생태계 전체 매출을 재구성한 결과, 전체 경제적 가치의 대부분이 호스팅 레이어(Hosting Layer), 즉 인프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6년 1분기 기준 AI 경제에서 포착된 가치의 82%는 클라우드와 GPU, 추론 인프라 등 호스팅 레이어의 몫이었습니다. 이는 엔비디아와 하이퍼 스케일러 등 인프라 기업이 AI 생태계에서 가장 큰 경제적 가치를 가져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대신 오픈AI나 앤트로픽과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 레이어 전체의 가치 비중은 11%로 집계됐습니다. 나머지 7%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해 직접 서비스에 나선 애플리케이션 레이어가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기업이나 사용자가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해도, 경제적 가치의 상당 부분이 GPU,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운영 등에 흘러 들어간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오픈AI와 앤트로픽은 모델을 서비스하기 위해 막대한 GPU와 클라우드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인프라 사업자로 흘러 들어갑니다.
애플리케이션 레이어의 비중이 전년 동기 4%에서 올해 7%까지 증가한 것도 눈길을 끕니다. 이는 단순한 모델 경쟁에서 벗어나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코딩 도구, 기업용 AI 서비스 등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때문에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기업공개(IPO)를 앞둔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장기적인 기업 가치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GPU 투자 비용에도 불구하고 가져가는 몫이 매우 작으며, 이런 고비용 구조로 인해 장기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상장 이후에도 이 같은 투자 규모를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익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또 오픈소스 모델의 발전과 중국 AI 기업들의 추격이 이어지면, 최첨단 모델의 프리미엄이 약화할 가능성도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의 내용과 FT의 해석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고서가 분석한 대상은 AI 산업 전체에서 경제적 가치가 어느 계층으로 귀속되는지이며, 특정 기업의 재무 구조를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오픈AI와 앤트로픽은 단순한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두 회사는 모델을 개발하는 동시에 챗GPT와 클로드, 기업용 AI 서비스, API 플랫폼 등을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창출하는 매출은 모델 계층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과 플랫폼 계층에도 분산됩니다.
따라서 파운데이션 모델 레이어가 11%를 차지한다는 사실이 오픈AI와 앤트로픽도 전체 시장의 11%를 가져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FT의 문제 제기는 의미가 있습니다. AI 기업들이 기록적인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컴퓨팅 투자와 인프라 비용에 투입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픈AI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자체 AI 인프라를 구축하려 하고 있으며, 인프라 비용을 낮추고 공급망 통제력을 확보하기 위한 자체 칩 개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앤트로픽도 최근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앞으로 모델 성능이 비슷해지고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 모델 자체보다 기업용 서비스, AI 에이전트, 생산성 플랫폼 등 고부가가치 영역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이 같은 우려의 배경에는 AI 모델의 '상품화(commoditization)' 현상도 있습니다. 첨단 모델 간 성능 격차가 줄고 기업들이 여러 모델을 조합해 사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모델 자체만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모델 자체의 차별화가 어려워질수록 경쟁의 중심은 사용자를 얼마나 오래 생태계 안에 머물게 하느냐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픈AI와 앤트로픽은 물론, 구글도 자체 모델 생태계에 사용자를 묶어두기 위한 '슈퍼 앱' 전략과 다양한 AI 기능 확대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처럼 엑스포넨셜 뷰의 보고서는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성장의 결과를 과실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를 처음으로 정량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FT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모델 기업의 미래 수익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입니다.
물론 엑스포넨셜 뷰와 FT의 분석은 성격과 목적이 다릅니다. 그러나 생성 AI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기업들의 현실과 앞으로의 과제가 무엇인지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어 6일 주요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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