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스위스 로봇 스타트업 그라비스 로보틱스(Gravis Robotics)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와 로봇 기술의 결합을 통해 피지컬 AI 분야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24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 소프트뱅크가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그라비스 로보틱스의 지분을 대규모로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확보한 지분은 소프트뱅크가 설립을 추진 중인 AI·로봇 전문 신설 회사 '로즈(Roze)'를 통해 보유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거래는 기존 주식을 매입한 뒤 단계적으로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거래가 성사되면 그라비스의 기업 가치는 5억달러(약 7300억원)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거래 규모와 구조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며, 소프트뱅크와 그라비스 모두 논평을 거부했다.

그라비스는 2022년 스위스 명문 공과대학 ETH 취리히에서 분사해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굴착기와 불도저 등 중장비가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벤처 투자로 2300만달러(약 340억원)를 유치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인수 추진은 손정의 회장이 AI 시대 핵심 산업으로 로봇을 낙점하고 관련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소프트뱅크는 AI와 로봇 사업을 담당할 신설 법인 로즈를 설립한 뒤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로봇 관련 자산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지주회사 로보 HD(Robo HD)를 설립하며 로봇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이 회사에는 버크셔 그레이, 애자일 로보츠, 스킬드 AI 등 20여개 로봇 관련 투자 자산이 편입됐다.

최근에도 로봇 분야 투자를 잇달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위스 산업기술 기업 ABB의 산업용 로봇 사업부를 54억달러(약 8조원)에 인수했으며, 독일 로봇 스타트업 애자일 로보츠의 신규 투자 라운드에도 참여해 지분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은 10여년 전부터 로봇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해 왔다. 소프트뱅크는 2014년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를 공개했지만 2020년 생산을 중단했다. 이어 2017년에는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으나,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에 경영권이 포함된 지분 대부분을 매각한 바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