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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딥마인드가 AI를 디지털 영역에서 실제 물리 세계로 확장하기 위한 핵심 기술을 공개했다. 새로운 ‘제미나이 로보틱스 2(Gemini Robotics 2)’는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스스로 작업 계획을 세우며, 손끝부터 다리까지 전신을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차세대 로봇 AI 모델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30일(현지시간) 로봇이 인간처럼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차세대 로봇 AI 플랫폼 ‘제미나이 로보틱스 2(Gemini Robotics 2)’를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물체 조작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의 전신 제어, 다단계 작업 수행, 여러 로봇 간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피지컬 AI 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제미나이 로보틱스 2를 통해 로봇이 카메라 영상과 자연어 명령을 이해하고, 작업 계획을 세운 뒤 실제 움직임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로봇 지능 계층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기존 로봇이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거나 원격 조종에 의존했다면, 새로운 시스템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작업 진행 상황을 판단하며 오류를 수정할 수 있다.
이번 플랫폼은 크게 세 가지 모델로 구성된다.
제미나이 로보틱스 2는 비전-언어-행동(VLA) 모델로, 로봇의 시각 정보와 인간의 언어 지시를 받아 실제 움직임을 제어한다. 특히 이전 버전이 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체 조작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이번 모델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로봇 전체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다. 로봇은 이제 단순히 물체를 집는 수준을 넘어 걷기, 몸을 이동시키기, 장애물을 피하기, 손가락을 정밀하게 움직이는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다.
새로운 모델은 사전에 학습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스스로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에이전트 추론 능력을 강화했다. 구글은 시연에서 앱트로닉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폴로(Apollo)를 활용해 “물뿌리개를 집어 아래쪽 선반의 녹색 통에 넣으라”라는 명령을 수행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로봇은 방 안을 걸어 이동하고 장애물을 피하면서 물체를 집어 지정된 위치에 내려놓았다.
고도의 손 조작 능력도 강화했다. 5개의 손가락과 22개의 자유도를 가진 휴머노이드 손을 활용해 매듭 묶기, 지퍼백 밀봉, 전구 교체 등 정밀한 조작이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또 양손 로봇이나 일반적인 두 손가락 그리퍼를 사용하는 산업용 로봇에도 적용 가능하다. 구글 테스트에서는 전구를 푸는 작업 성공률이 92%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의 또 다른 핵심은 '제미나이 로보틱스 ER 2(Embodied Reasoning 2)'다. 이 모델은 로봇의 고차원적 판단을 담당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
인간과 대화하고 주변 환경을 이해하며 여러 단계로 구성된 작업을 계획한다. 이후 실제 움직임은 하위 제어 모델(VLA)이나 내비게이션 API 같은 도구에 전달한다.
ER 2는 실시간 물리 환경에서 빠르게 판단하기 위해 양방향 스트리밍 기반의 제미나이 라이브 API와 통합됐다. 이를 통해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다음 행동을 추론할 수 있으며, 기존 AI 시스템에서 발생하던 ‘멈추고 생각하는’ 지연 현상을 줄였다.
구글은 ER 2가 단순히 명령을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 도중 자신의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필요하면 행동을 수정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로봇이 물을 따르거나 물체를 조립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실패를 감지하고 이전 단계로 돌아가 다시 시도할 수 있다.
특히 ER 2는 영상 이해 능력을 크게 개선했다. 로봇은 실시간 영상에서 작업 진행률을 0~20%, 20~40%, 40~60%, 60~80%, 80~100% 등 다섯 단계로 판단할 수 있다.
구글 자체 평가에서 작업 진행 상황 분류 정확도는 57.4%를 기록했으며, 특정 이벤트가 발생한 정확한 순간을 찾는 ‘모멘트 파인딩(moment finding)’에서는 91.3% 정확도를 달성했다. 이는 로봇이 “언제 작업을 끝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을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다양한 로봇이 협력하는 멀티 로봇 협업 기능도 추가됐다. 구글은 하나의 로봇이 모든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서로 다른 형태의 로봇들이 공통된 의미 이해 체계를 기반으로 작업을 나누고 협력할 수 있도록 했다.
시연에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스팟’에 ER 2를 적용해 이동과 조작 기능을 결합했다. 또 앱트로닉의 '아폴로 2'와 프랑카(Franka)의 로봇 플랫폼이 협력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사례도 공개됐다.
구글은 제미나이 로보틱스 ER 2가 역대 가장 안전한 로봇 AI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안전 평가 기준에서는 로봇이 사람과 가까워질 경우 작업을 자동으로 중단하고, 주변 환경이 안전해진 이후 다시 작업을 재개하는 능력을 검증했다.
또 로봇이 위험하거나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요청을 거부하고 인간의 확인을 요청할 수 있도록 안전 추론 기능을 강화했다.
이와 동시에 '제미나이 로보틱스 온디바이스 2(Gemini Robotics On-Device 2)'도 공개했다. 이 모델은 클라우드 연결 없이 로봇 내부에서 실행되도록 최적화된 경량 모델이다.
인터넷 연결이 어렵거나 낮은 지연 시간이 필요한 산업 현장을 겨냥한다. 구글은 새로운 로봇 플랫폼에 적용할 때 200개 미만의 사례 데이터만으로 몇 시간 안에 적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글은 여전히 로봇이 인간처럼 빠르게 학습하거나 복잡한 상황에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특히 고자유도 로봇 제어와 예상 밖 환경에서의 대응 능력은 추가적인 발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카롤리나 파라다 구글 딥마인드 로보틱스 책임자는 “목표는 AI를 물리적 세계로 가져오고 모든 로봇이 활용할 수 있는 지능 계층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개발자용 ER 2 모델을 구글 AI 스튜디오와 API를 통해 제공하고, 제미나이 로보틱스 2와 온디바이스 2는 초기 접근 파트너와 100개 이상의 테스트 기업을 대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