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한 지 한달도 안 된 스페이스X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에 편입된다. 이를 통해 43억달러(약 6조6000억원)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추산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나스닥은 26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나스닥 100 지수 편입을 공식 확인했으며, 편입 시점은 오는 7월7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12일 나스닥 시장에 기업공개(IPO)를 단행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초고속으로 주요 지수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나스닥 100은 상장된 비금융 기업 중 시가총액이 큰 100개 종목으로 구성되는 대표 지수로, 엔비디아와 애플, 아마존 등 미국 대표 기술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일반적으로 특정 기업이 주요 지수에 편입되면, 상장지수펀드(ETF) 및 인덱스펀드들의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 유입을 유발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인베스코의 QQQ 및 QQQM 등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펀드들을 통해 대규모 자금이 스페이스X로 흘러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은 이번 지수 편입으로 인해 43억달러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스페이스X의 초고속 지수 편입 배경에는 미국 상장 시장의 매력도를 높이려는 나스닥의 전략적 결단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나스닥은 미국 상장 시장의 매력도를 높이고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FTSE 러셀이나 MSCI 등 타 지수 제공업체들과의 경쟁 속에서 수익성 요건, 상장 후 경과 일수 등의 기준을 완화해 왔다. 이를 통해 대형 테크 기업들을 빠르게 제도권 지수에 묶어두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확장으로 매출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며 지난해 49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통적인 기준이었다면 조기 편입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비판적인 반응도 나왔다. 마이클 필드 모닝스타 수석 주식 시장 전략가는 "대중적 수요가 워낙 강력해 지수 편입이 신속하게 진행된 것은 맞다"라며 "하지만 우리를 포함한 일부 펀드 매니저들은 현재 스페이스X의 주가가 기업의 실질 가치 대비 과도하게 고평가되어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보수적인 기준을 고수하는 S&P 글로벌은 스페이스X의 S&P 500 등 주요 지수 편입 조건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며, 최소 12개월 이상 흐름을 지켜본 뒤 편입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이번 스페이스X의 나스닥 100 조기 편입이 오픈AI와 앤트로픽의 IPO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당장의 수익성보다 미래 기술 독점력을 더 높게 평가하는 트렌드를 증명한 사례로, 대형 AI 기업들의 상장을 앞당기는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