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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자국의 일부 조직을 대상으로 앤트로픽의 '미소스 5'에 대한 접근을 허락했지만, 일반 사용자 대상의 '페이블 5'는 여전히 외국인 접근 금지 상태로 남게 됐다. 특히 정부가 특정 기업을 임의로 선정해 첨단 모델의 접근 권한을 부여하면서, AI 시장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통제권 행사와 형평성 문제를 둘러싼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미 정부로부터 미소스 5를 일부 "신뢰할 수 있는" 미국 기관과 기업에 재배치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미 정부가 안보상 위험을 이유로 전면 비활성화 명령을 내린 지 2주 만에 나온 조치다.

앤트로픽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정부로부터 가장 강력한 사이버 보안 모델인 미토스 5를 중요 인프라를 운영하고 방어하는 미국 내 여러 기관에 재배치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미소스 5를 이용할 수 있게 된 조직은 '프로젝트 글래스윙' 참여 기업을 포함해 100여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다수의 포춘 500대 기업과 중요 인프라 운영 기관이 포함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앤트로픽에 보낸 서한에 따르면, 이번에 승인된 신뢰할 수 있는 기업과 그 직원들에 대해서는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더라도 미소스 5 사용을 위한 별도의 수출 라이선스가 요구되지 않는다. 앤트로픽의 외국인 직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승인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일반 기업에 대한 라이선스 제한은 그대로 유지된다. 특히 이번 조치는 미국 내 기관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외국 정부나 해외 기업에는 여전히 접근이 허락되지 않은 상태다.

대신 앤트로픽은 지난 2일 '미소스 프리뷰'의 접근 제한을 풀어 전 세계 약 150개 기관으로 배포 대상을 확대했다. 이 모델은 2주 전 미소스 5와 '페이블 5'의 외국인 접근 금지와 무관하게 일부에서 접근이 가능한 상태로 알려졌다.

또 이번 조치에는 일반에게 공개됐던 페이블 5의 해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앤트로픽은 "정부와 협력해 페이블 5를 다시 일반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미소스 5와 페이블 5는 동일한 기반 모델을 공유하지만, 미소스 5는 안보 및 방어 목적을 위해 일부 안전장치(Safeguards)를 해제한 버전이다.

한편, 미국 정부의 이번 선별적 허용 조치를 두고 AI 업계와 시민단체는 밀실 행정이자 시장 왜곡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어떤 기준과 투명성을 가지고 허용 기업을 선정했는지 전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존 콜먼 표현의 자유 재단 FIRE 입법 고문은 "이 기업들이 어떻게 선정됐고 왜 다른 기업들은 배제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라며 "이는 정부에 과도한 권력을 쥐여주는 것이며, 법치주의와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GPT-5.6을 제한적으로 출시한 샘 알트먼 오픈AI CEO도 X를 통해 "철저한 안전성 테스트 자체는 나쁜 아이디어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정부가 AI 기업의 고객을 직접 고른다는 개념은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의 연장선에 있다. 이는 AI 개발사가 최첨단 프론티어 모델을 공식 출시하기 전, 최대 30일 동안 미국 정부에 먼저 제공해 검증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픈AI가 GPT-5.6의 대중 공개 출시를 연기한 것도 이런 정부의 압박 때문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미 정부의 과도한 통제가 오히려 미국 AI 산업의 경쟁력을 저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트 코렌 워싱턴 전략국제연구소(CSIS) 분석가는 "미국 기업들이 새로운 모델을 널리 출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조속히 마련되지 않는다면, 그 공백을 틈타 중국이 기술 격차를 좁힐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