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 본토에서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에 알리바바의 AI 모델 ‘큐원(Qwen)’을 공식 연동한다. 현지 규제에 맞춰 중국 AI 모델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고, 레노버와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장악력을 높이고 있는 AI PC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중국어 지원 안내를 업데이트하며 중국 본토의 일부 맥(Mac) 사용자가 알리바바의 큐원을 음성 비서 ‘시리(Siri)’와 ‘글쓰기 도구(Writing Tools)’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중국 지역 조건을 충족하면서 맥OS 26.6 이상을 실행하는 맥으로, 사용자가 기능을 활성화하고 큐원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이용할 수 있다.

큐원이 연결되면 시리는 기존보다 복잡한 질문에 대해 상세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으며, 사진이나 문서의 내용을 분석하는 작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 글쓰기 도구도 큐원을 이용해 사용자가 입력한 설명을 바탕으로 텍스트나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다만 애플이 공개한 안내에는 이번 연동에 구체적으로 어떤 큐원 모델이 사용되는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특히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의 AI 관련 규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신규 생성 AI 서비스 승인 목록에 포함했다. 애플은 자체 AI 모델만으로 중국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현지에서 승인받은 알리바바의 AI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규제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강력한 AI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애플로서는 중국 AI PC 시장에서 떨어지고 있는 점유율을 만회해야 하는 상황이다.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본토의 맥 출하량은 약 80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애플의 중국 PC 시장 점유율은 9%에 그친 반면 레노버는 31%, 화웨이는 16%를 차지했다. 레노버는 자체 AI 에이전트 ‘톈시’를 AI PC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화웨이도 하모니OS 생태계 전반에 AI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알리바바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큐원이 애플의 기본 소프트웨어에 직접 통합되면서 알리바바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이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넘어 수많은 애플 기기 사용자에게 AI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게 된다. 반면 애플은 맥의 기본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은 유지하면서 중국 시장에 특화된 AI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

개인정보와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는 별도의 제한도 적용된다. 애플의 안내에 따르면, 사용자가 큐원을 통해 처리하는 자료를 알리바바가 자체 AI 모델의 훈련이나 개선에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이는 중국 현지 AI 서비스를 애플 기기에 통합하면서도 데이터 활용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알리바바는 큐원이 중국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비전 프로 등 다양한 애플 기기의 애플 인텔리전스에 통합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애플의 공식 안내는 우선 맥에 초점을 맞췄지만, 앞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으로 연동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한편, 알리바바는 최근 2조4000억개 매개변수 규모의 ‘큐원3.8-맥스(Qwen3.8-Max)’를 공개하며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맥 연동에 이 최신 모델이 사용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