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랄 AI가 오픈 모델 호스팅 서비스를 시작하고 컴퓨팅 인프라를 대폭 늘리며 플랫폼 사업자 전환과 '소버린 AI' 구축에 속도를 낸다.

미스트랄 AI는 11일(현지시각) 유럽의 AI 주권 확보와 서비스 확장을 위한 '3대 전략'을 공식 발표했다.

첫 번째 전략으로 기업 고객이 AI 연산 처리 지역을 유럽이나 미국 중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지역별 추론 엔드포인트(Regional Endpoints)’를 정식 출시했다. 데이터 주권과 유럽 내 규제 준수 요구에 맞춰 데이터가 역외로 유출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또 다운되거나 에러가 나면 안 되는 매우 중요한 AI 업무를 겨냥한 ‘우선순위 등급(Priority Tier)’도 공개했다. 현재 공개 프리뷰 단계인 이 서비스는 맞춤형 트래픽 제한과 가동시간 서비스수준협약(SLA)을 제공해 기업이 AI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스트랄은 유럽 AI 기업 가운데 지역별 처리 위치 선택과 SLA 기반 서비스 수준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전략은 자체 모델에 국한하지 않고 다른 기업이 개발한 오픈웨이트 모델까지 자체 인프라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첫 번째 대상은 중국 지루 AI(Z.ai)의 'GLM-5.2'로, 앞으로 다른 오픈 모델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모델마다 서로 다른 인프라와 데이터 관리 환경을 이용하지 않고, 미스트랄이 제공하는 동일한 지역 통제와 서비스 수준 아래에서 여러 AI 모델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GLM-5.2를 서비스하는 것은 AI 모델 개발사에서 벗어나 모델과 인프라를 아우르는 플랫폼 사업자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픈웨이트 모델을 기반으로 기업이 필요에 따라 모델을 선택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실제 추론 작업은 미스트랄의 유럽 인프라에서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세 번째 전략은 유럽 기업들과 장기간의 컴퓨팅 계약을 맺어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수요를 미리 확보하는 것이다. 여러 기업의 장기 약정을 모아 ‘유럽 컴퓨트 유닛(ECU)’이라는 형태로 컴퓨팅 용량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수년간 확보한 컴퓨팅 용량을 추론은 물론 모델 학습과 모델 조정 등 다양한 AI 작업에 활용할 수 있다.

미스트랄은 이 방식으로 유럽 내 컴퓨팅 인프라를 2027년 말까지 200MW, 2030년 말까지 1GW 규모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운영 중인 인프라는 200MW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1GW 목표를 달성하려면 대규모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미스트랄은 AI 에이전트와 대규모 모델 확산으로 유럽에서도 2027~2028년께 컴퓨팅 수요가 공급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미스트랄의 인프라 확대는 유럽 기업과 정부가 미국 빅테크의 클라우드와 AI 모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과도 맞물린다. 데이터와 AI 처리 위치를 유럽으로 통제하면서도 글로벌 수준의 모델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스트랄은 유럽이 AI 모델뿐 아니라 이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자원까지 확보해야 진정한 AI 주권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유럽산 AI 인프라’ 전략에는 현실적인 제약도 있다. 미스트랄의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AI 가속기의 상당 부분은 미국 엔비디아 등 해외 반도체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또 지역별 엔드포인트를 사용하더라도 웹 검색이나 외부 도구 호출 등 일부 기능에서는 유럽 밖의 서비스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미스트랄 AI는 유럽 내에서 처리할 수 없는 기능을 차단하거나 제한하는 방식으로 규제 및 데이터 주권 요구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미스트랄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을 확대해 데이터센터 확장 과정에 필요한 안정적인 고정 수요를 확보하게 됐다. 대형 고객과의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인프라를 늘려가는 동시에, 유럽 기업과 정부를 위한 독자적인 AI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