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집중되던 태양광 발전이 배터리 저장장치 확대로 저녁 전력시장까지 공급 시간을 넓히고 있다. 올해 전 세계에서 새로 설치되는 배터리 저장용량은 459기가와트시(GWh)에 이를 전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태양광과 배터리가 이미 저녁 시간대 전력수요의 4분의 1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태양광은 올해 상반기 세계 전력생산의 10%를 차지했다.

2023년 상반기 5.6%에서 3년 만에 비중이 약 두 배로 높아졌다. 평균적으로 정오에는 세계 전력수요의 25% 이상을 태양광이 공급했지만, 야간에는 발전량이 거의 사라졌다.

배터리가 이 같은 시간대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엠버는 올해 세계 신규 배터리 저장용량을 459GWh로 전망했다. 지난해 307GWh보다 약 50% 늘어난 규모다. 올해 추가되는 배터리를 모두 태양광 전력 저장에 활용한다고 가정하면 신규 태양광 발전량의 최대 34%를 저녁 시간대로 옮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같은 기준의 18%보다 크게 높아진다. 

실제 전력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캘리포니아에서는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태양광과 배터리가 평균 전력수요의 26%를 공급했다. 불가리아에서도 두 전원이 저녁 수요의 약 24%를 담당했다. 낮에 생산한 태양광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한 뒤 수요가 늘어나는 저녁에 방전하면서 기존 가스·석탄발전이 담당하던 시간대로 재생에너지 공급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격 하락도 배터리 보급을 뒷받침하고 있다. 배터리 비용은 2024년 20%, 2025년 45% 하락했다. 지난해 전 세계 신규 유틸리티급 태양광 설비의 약 4분의 1은 배터리와 함께 설치됐다. 태양광 발전 비중이 높은 시장에서는 저장장치가 낮 시간대 잉여전력을 흡수해 출력제한을 줄이고 저녁 공급을 늘리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배터리만으로 모든 태양광 변동성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날 이어지는 흐린 날이나 계절별 발전량 차이에 대응하려면 풍력·수력 등 다른 발전원과 전력망 연계, 수요조절도 함께 필요하다.

태양광 확대의 다음 과제는 발전설비를 늘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낮에 생산한 전력을 수요가 높은 시간대로 이동시킬 저장용량과 전력시장 체계를 함께 갖추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영효 기자 society@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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