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YMTC)가 2026년 2분기 글로벌 낸드(NAND) 플래시 출하량 기준으로 사상 처음 3위에 진입했다.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기업용 SSD 수요가 급증하고 낸드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저가 소비자용 제품을 중심으로 출하량을 빠르게 늘린 결과다.
12일(현지시간)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2026년 2분기 메모리·스토리지 트래커’에 따르면, YMTC는 전 세계 낸드플래시 출하량의 14%를 차지해 직전 3위였던 일본 키옥시아를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1위는 25%의 삼성전자, 2위는 22%의 SK하이닉스가 차지했으며, 마이크론은 YMTC와 키옥시아에 이어 5위로 밀렸다.
YMTC의 약진은 AI 인프라 확대로 낸드 수요 구조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나타났다. 2분기에는 전 세계에서 출하된 낸드 비트 가운데 기업용 SSD가 차지하는 비중이 48%까지 상승했다. 이는 1년 전 26%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AI 산업이 모델 학습 중심에서 추론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서버에서 대규모 데이터와 KV 캐시 등을 빠르게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고용량 SSD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낸드 업계 전체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약 5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시장 환경에서 YMTC는 출하량을 빠르게 확대했다. 2분기 YMTC의 낸드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22%, 직전 분기보다 5% 증가했다. 자체 ‘엑스태킹(Xtacking)’ 기술을 기반으로 267단 3D 낸드를 양산하고 있으며, 300단을 넘어서는 차세대 낸드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 내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한에 건설 중인 세 번째 생산공장은 중국산 장비 사용 비중이 정부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추가로 두 곳의 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YMTC의 약진은 AI 데이터센터 수요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현재 생산 제품 대부분이 소비자용 SSD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시장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수출 규제 때문이다. YMTC는 2022년 12월 미국 상무부의 ‘거래제한 목록(Entity List)’에 포함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 서버 업체에 대한 공급 확대가 사실상 제한된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는 중국 내수 시장과 서구권 경쟁사들이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소비자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반면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SSD는 소비자용 제품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서버 시장에서의 판매 비중이 업체별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YMTC의 2분기 매출 순위는 전체 5위로, 키옥시아와 마이크론에도 뒤졌다.
다만 경쟁사들의 공급 전략 변화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DRAM 생산에 집중하면서 낸드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낸드 출하량 점유율은 2024년 2분기 32%에서 올해 2분기 25%로 낮아졌다. SK하이닉스는 기업용 SSD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솔리다임의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40% 증가하면서 전체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반면 키옥시아는 전체 낸드 생산량의 30% 이상을 서버용으로 공급하는 가운데 서버용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일부 고객의 구매가 둔화하면서 성장세가 YMTC에 뒤처졌다. 키옥시아의 2026년 생산 물량이 이미 대부분 판매될 정도로 기업용 SSD 수요가 강하지만, 가격 상승이 출하량 증가를 제한한 것으로 분석된다. 낸드 계약가격은 2분기에만 약 75%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YMTC도 이 같은 한계를 인식하고 하반기부터 기업용 SSD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중국 밖의 주요 서버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규제라는 장벽을 넘어야 하는 만큼, 출하량 3위 자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말이면 기업용 SSD가 전 세계 낸드 출하 비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소비자용 낸드 시장에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YMTC에는 타격이 될 수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