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CEO가 스페이스X의 방대한 내부 데이터를 AI 모델 ‘그록(Grok)’ 학습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11일(현지시간) 열린 전체 회의에서 “스페이스X의 모든 정보를 합친 데이터로 그록을 학습시킬 것”이라며 “어떤 의미에서는 그록이 여러분을 학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페이스X 직원들을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인간들의 집합”이라고 표현하면서, 직원들의 생각과 아이디어, 가치관이 앞으로 AI 모델에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직원들이 AI의 ‘부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그는 AI가 직원들의 생각과 아이디어, 신념을 물려받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인류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AI를 만드는 데 긍정적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스페이스X가 구체적으로 어떤 직원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수집하고 AI 학습에 활용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계획은 AI 업계의 학습 데이터 확보 경쟁이 인터넷을 넘어 실제 업무 현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AI 기업들은 인터넷에서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고품질 데이터가 점차 한계에 도달하자 직원들의 업무 기록이나 컴퓨터 사용 데이터, 공장 및 센서 데이터 등 실제 환경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AI 에이전트의 성능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타는 앞서 직원들의 키보드 입력과 마우스 움직임을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그러나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졌고, 이후 사내 직원 대화와 업무 관련 데이터가 광범위하게 노출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계획은 중단된 바 있다. 이 사례는 직원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할 경우 개인정보 보호와 내부 보안 문제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AI 에이전트 경쟁이 본격화되는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스페이스X는 최근 커서와 공동 개발한 ‘그록 봇(Grok Bot)’을 선보였다.

그록 봇은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에 로그인하고 이메일을 작성하거나 코드를 작성하는 등 사용자를 대신해 컴퓨터에서 여러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목표로 한다. 이 같은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려면 컴퓨터 화면과 소프트웨어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데이터가 필요하다. 스페이스X가 내부 직원들의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려는 것도 이러한 에이전트 기술 고도화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머스크 CEO는 이날 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스페이스X의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개선하는 데 참여해 달라고 독려했다. 그는 스페이스X가 지구와 우주에서 AI 분야를 주도하게 되면 막대한 수익과 문명의 새로운 황금기가 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앞으로 스페이스X 직원들이 달이나 화성에 갈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회사의 AI·우주 사업 확장에 대한 비전을 강조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