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기업용 AI 시장에서 앤트로픽에 밀리던 오픈AI가 'GPT-5.6 솔' 출시를 계기로 반격에 성공했다. 기업들의 실제 지출 규모에서 앤트로픽의 '페이블 5'를 앞지르며 시장 판도를 뒤집는 양상이다.
미국 핀테크 기업 램프(Ramp)가 7만개 이상의 미국 기업 고객의 청구서와 비용 지출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AI 지수에 따르면, 지난 7월 앤트로픽의 페이블 5가 기록한 기업 AI 지출은 오픈AI의 GPT-5.6 솔의 약 75% 수준에 그쳤다.
이는 앤트로픽의 최고 성능 모델보다 오픈AI의 최고 모델에 기업들이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 결과다.
램프의 데이터는 기업들의 AI 서비스 이용률과 실제 지출 규모를 구분해 보여줬다. 기업 고객의 AI 도입률에서는 여전히 앤트로픽이 앞서고 있다. 7월 앤트로픽의 AI 제품에 비용을 지출한 미국 기업 비중은 43.5%로, 오픈AI의 39.7%를 웃돌았다. 앤트로픽은 올해 기업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며 오픈AI를 앞선 상태다.
반면 개별 모델의 지출 규모에서는 오픈AI가 강점을 보였다. 특히 GPT-5.6 솔이 페이블 5보다 저렴하다는 점이 기업 고객 확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앤트로픽은 최첨단 기술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기업이 많을 것이라는 전략을 바탕으로 기업 시장을 확대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쟁 모델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경우 이러한 전략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페이블 5는 출시 과정에서도 순탄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페이블 5는 정부의 명령으로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7월1일 다시 출시됐으며, 이후 한 달 동안 가격 정책도 조정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픈AI의 저렴한 GPT-5.6 솔이 기업 지출에서 더 높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램프 조사에서 스페이스XAI의 기업 AI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 비중은 4%까지 올라왔고, 구글은 6.2%로 전월의 6.4%보다 소폭 하락했다. 램프는 구글의 실제 AI 이용률이 구글 워크스페이스(Google Workspace)와의 통합으로 인해 데이터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AI 지출 자체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7월 AI 지출 상위 1% 기업의 직원 1인당 AI 도구 지출 평균은 7400달러(약 1050만원)로, 6월의 5000달러 미만에서 크게 증가했다. 전체 기업의 직원 1인당 지출 평균도 6월 11달러(약 1만5640원)에서 7월 12달러로 늘었다.
특히 AI 에이전트가 기업의 지출 증가를 이끄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아라 카라지안 램프 경제학자는 AI 지출의 상당 부분이 코딩 에이전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에이전트가 더 많은 작업을 자동으로 실행하면서 비용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산 오픈소스 AI 모델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램프는 중국산 모델의 확대가 아직 오픈AI와 앤트로픽의 매출을 심각하게 위협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