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

애플이 중국 시장을 겨냥한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중국에서 생성 AI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알리바바 등 현지 기업의 외부 모델에 의존해 왔지만, 이번에는 알리바바의 지원을 받아 중국 전용 모델을 직접 훈련하면서 현지 AI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는 13일(현지시간)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애플이 중국 시장을 위해 알리바바와 협력해 별도의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는 이에 대한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자체 모델 개발은 애플이 AI 서비스를 제공해 온 기존 방식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애플은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자체 기술과 함께 오픈AI의 '챗GPT', 앤트로픽의 '클로드' 같은 외부 AI 모델을 활용하고 있지만, 미국 AI 서비스는 중국에서 소비자용으로 제공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는 현지 기업의 AI 모델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구축해 왔다.

애플이 중국 시장 전용 모델을 직접 개발하면, 현지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AI 기능에 대한 통제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은 애플의 핵심 해외 시장이지만 화웨이 등 현지 스마트폰 업체들이 AI 기능을 적극적으로 탑재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아이폰에 AI 기능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던 점이 중국 소비자들의 현지 브랜드 선호를 높이고 애플의 판매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돼 왔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자체 모델과 중국 기업의 외부 모델을 병행하는 이중 구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알려진 계획에 따르면 중국에서 출시되는 애플 인텔리전스에는 알리바바의 '큐원' 모델이 적용되며, 바이두의 AI 기술도 활용될 예정이다.

여기에 자체적으로 훈련한 중국 전용 모델까지 추가되면, 애플은 기능이나 서비스별로 여러 AI 모델을 조합하는 형태의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은 지난달 애플의 생성 AI 서비스를 등록하면서 중국 내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를 위한 길을 열었다. 애플은 이 규제 절차를 통과하기 위해 현지 기업들과 협력하고 중국의 AI 관련 규정에 맞춰 서비스를 조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주 중국어로 작성된 안내문을 통해 중국 본토의 일부 맥 사용자들이 알리바바의 큐원을 시리와 글쓰기 도구에 연결할 수 있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의 AI PC 시장에서 애플이 현지 AI 생태계와의 결합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해당 안내문은 이후 별다른 설명 없이 삭제됐다.

알리바바와 애플의 협력은 지난해 2월 처음 공식적으로 알려졌다. 당시 조 차이 알리바바 회장은 중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의 AI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애플이 알리바바의 AI 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중국 규제에 맞춘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출시가 지연됐다.

이번 자체 모델 개발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미·중 간 AI 경쟁과 기술 갈등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중국 내 서비스 등록 소식이 전해진 뒤 알리바바 주가가 상승하는 등 시장에서도 양사의 협력이 중국 AI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을 보였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