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AI 기반 차세대 음성비서 ‘시리(Siri)’의 뉴스·정보 제공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언론사들과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수개월 동안 여러 출판사와 접촉해 시리 AI가 최신 뉴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데 활용할 콘텐츠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협상이 성사되면 다년간 계약을 맺고 언론사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애플은 이 과정에서 콘텐츠가 실제로 사용될 때마다 파트너에 보상하는 변동형 지급 방식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대형 AI 기업과 미디어 간에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고정 라이선스 비용 방식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기존 계약은 일정 기간 광범위한 콘텐츠 접근 권한을 제공하는 대신 미디어에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형태가 많지만, 애플은 실제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다.

애플이 지급할 비용으로 검토하는 예산 규모는 수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 규모와 참여 파트너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은 애플이 수년간 개발해 온 차세대 시리의 대대적인 개편과 맞물려 있다. 애플은 기존 시리가 단순 음성 명령이나 검색 기능을 넘어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복잡한 요청을 수행하는 AI 비서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새로운 시리 AI는 올해 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신 뉴스와 실시간 정보에 대한 접근은 AI 비서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사용자가 특정 사건이나 시장 상황, 스포츠 경기, 정치·경제 현안 등에 대해 질문했을 때 시리가 신뢰할 수 있는 최신 정보를 즉시 제공하려면 방대한 양의 최신 콘텐츠에 안정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과거에도 AI와 콘텐츠를 둘러싼 미디어와의 협력 경험을 쌓아왔다. 일부 언론사와의 기존 계약에는 AI 모델 훈련을 위한 콘텐츠 이용권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9년부터 유료 뉴스 서비스인 애플 뉴스+(Apple News+)를 운영하면서 주요 신문·잡지 업체들과 콘텐츠 계약을 체결해 왔다.

특히 2024년 말에는 일부 사용자에게 AI가 생성한 뉴스 요약을 제공하는 실험을 진행했지만, 잘못된 헤드라인이 생성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이 기능은 중단됐다.

이번에는 언론사 콘텐츠를 직접 확보하고 사용량에 따른 보상까지 제공하는 방식으로 신뢰성과 정보 품질 문제를 보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AI가 뉴스 기사를 요약하거나 재구성해 제공하는 과정에서 원문 콘텐츠의 정확성과 출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진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 막대한 사용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차세대 시리가 실제 제품에 폭넓게 통합될 경우 뉴스·검색·개인정보·앱 활용을 하나의 대화형 인터페이스에서 연결하는 방식으로 AI 비서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