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춰 송전용 에너지저장장치(BESS)의 역할이 전력 저장에서 계통 안정화로 넓어진다. 태양광과 풍력 등 인버터 기반 발전설비가 늘어나면서 전력망의 전압과 주파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그리드포밍 성능 요건을 마련하고, 2027년 12월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가는 중앙계약시장 장주기 BESS 설비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리드포밍은 인버터 기반 설비가 전력망의 전압과 주파수를 스스로 만들고 유지하도록 제어하는 기술이다.

기존 그리드팔로잉 방식은 이미 형성된 전력망 신호를 따라가는 구조다. 반면 그리드포밍 방식은 전력망이 약해진 상황에서도 기준 전압과 주파수를 형성해 계통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송전용 BESS는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공급하는 설비를 넘어, 전력망 안정화 기능을 수행하는 인프라로 바뀌게 된다.

정부는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거래소와 함께 학계, 연구기관, 국내 인버터 제작사 의견을 수렴해 국내 송전계통 환경에 맞춘 성능 요건을 마련했다. 송전계통에 그리드포밍 설비를 설치하는 사업자는 송·배전용 전기설비 이용규정과 전력시장운영규칙에 따른 성능 요건과 운영 기준을 지켜야 한다.

우선 적용 대상은 중앙계약시장 장주기 BESS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도입 물량은 2027년 육지·제주 540메가와트(MW), 2028년 육지·제주 540MW, 2029년 육지 600MW다. 2027년 12월 이후 상업운전에 들어가는 설비부터 그리드포밍 성능 요건이 적용된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질수록 기존 동기발전기가 제공하던 관성 기능은 줄어들 수 있다. 장주기 BESS가 전압과 주파수 안정화 기능을 갖추면 재생에너지 출력 변동을 흡수하고 계통 운영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평이다.

이재식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력망정책관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전력망의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라며, “그리드포밍 성능을 갖춘 에너지저장장치 운영을 통해 계통 안정성을 확보하고 그리드포밍 기술이 적용된 설비가 전력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성능 요건을 보다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주영효 기자 society@aitimes.com
Powered by AItimes AI Sol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