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월스트리트 투자은행과 증권사의 신입 애널리스트나 은행원들이 담당해 온 기업 조사와 재무 분석, 투자 제안서 작성 등을 자동화하는 금융 특화 AI 서비스를 공개했다. 금융 데이터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과 최신 AI 모델의 추론 능력을 결합해 금융권 기업용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오픈AI는 10일(현지시간) 금융 서비스에 특화된 기업용 제품 '금융 서비스용 챗GPT(ChatGPT for Financial Services)'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기업용 AI 업무 환경인 '챗GPT 워크(ChatGPT Work)'를 금융 분야에 맞춰 개편한 것으로, 최신 모델 'GPT-6 아스트라'의 추론 능력과 금융 데이터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제품은 모건 스탠리와 에버코어를 디자인 파트너로 개발됐다. 현재는 투자은행과 주식 리서치 업무에 초점을 맞췄으며, 금융기관 직원들이 기업을 조사하고 재무제표를 분석하거나 재무 모델을 만들고 고객용 피치북과 프레젠테이션을 제작하는 과정을 지원한다.
특히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뉴스, 달루파(Daloopa), 피치북(PitchBook), 크런치베이스(Crunchbase), 콰트(Quartr) 등의 데이터를 제품에 기본적으로 통합했다. 기업 실적 발표 자료와 재무제표, 기업 기본정보, 비상장기업 관련 데이터 등을 오픈AI 인프라에서 색인·호스팅해 별도의 커넥터를 설정하지 않고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 분석 과정에서 데이터 출처를 세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인용 기능도 제공한다. 조정 EBITDA(세전·상각전 영업이익)를 분석할 때 어떤 비용이 제외됐는지, 관련 수치와 근거가 어느 자료에서 나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는 분석 결과와 차트의 근거를 원문 데이터까지 거슬러 올라가 검증할 수 있다.
오픈AI는 실제 시연에서 M&A 후보 기업을 분석한 뒤 관련 재무 데이터를 불러오고, 은행의 기존 스타일 가이드에 맞춘 파워포인트 자료까지 자동으로 생성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엑셀·워드·파워포인트 템플릿을 관리자가 등록하면 분석 결과를 기업별 형식의 가치평가 모델이나 리서치 보고서, 피치북으로 변환할 수도 있다.
기존 금융 데이터 구독 서비스와의 연동도 추진한다. S&P 글로벌, LSEG, 프리퀸(Preqin), 데이터사이트(Datasite), 팩트셋(FactSet), 다우존스 팩티바, MSCI, 무디스 등과의 인증 및 이용 권한 통합을 통해 금융기관이 이미 보유한 데이터 접근권을 챗GPT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전체적으로 50개 이상의 커넥터 생태계도 지원한다.
보안과 규제 대응 기능도 강화했다. 챗GPT 엔터프라이즈의 SAML SSO, SCIM, 역할 기반 접근제어와 암호화 기능을 적용했으며, 기업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지 않는다. 관리자는 데이터 보존 기간과 앱 접근 권한을 통제하고, 컴플라이언스팀은 작업 기록을 감사 및 조사 시스템으로 내보낼 수 있다. 여러 워크스페이스를 만들어 민감한 거래 정보에 대한 정보 장벽을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출시는 금융권의 고강도 업무를 AI로 대체·보조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월가 신입 애널리스트와 은행원들이 수행해 온 반복적이고 노동집약적인 업무를 AI가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채용 규모와 인력 교육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오픈AI는 이를 인력 감축보다는 직원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로 설명했다. 하지만 AI가 수시간 또는 수일 걸리던 리서치와 자료 제작을 단시간에 수행하면, 신입 은행원들이 실무를 통해 분석 능력과 판단력을 익히는 전통적인 도제식 교육 모델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픈AI는 금융 서비스용 챗GPT를 앞으로 금융권의 다른 분야로 확대하는 동시에, 금융 이외의 산업에도 특화된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