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코파일럿(Copilot)'의 전면 개편을 단행하며 챗봇 중심 시장에서 자율형 에이전트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단순한 대화형 AI 서비스에서 벗어나 오피스 소프트웨어와 코드 생성, 상시 가동형 에이전트를 하나로 묶은 슈퍼 앱으로 서비스로 재편해 비즈니스 AI 시장의 주도권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25일(현지시간) 새로운 코파일럿을 공개하며 발표에서 "모든 에이전트는 고유한 정체성을 가져야 하며 에이전트의 모든 행동은 관찰되어야 한다"라며 "과거 개별 도구가 업무 환경을 바꿨듯, 업무 프로세스의 흐름을 완전히 새롭게 개념화하는 AI 시대의 업무 운영체제(OS)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흩어져 있던 업무 도구와 AI 생성 기능을 코파일럿 앱 내부로 집약하고, 대화형 채팅을 넘어 자율적 업무 수행 능력을 대폭 끌어올린 점이다. 

새로운 코파일럿은 '홈(Home)' '코드(Code)' '오토파일럿(Autopilot)' 등 3가지 핵심 축으로 구성된다. 이중 중심 역할을 맡은 홈은 일상 대화를 나누는 '챗(Chat)'과 복잡한 프로젝트 업무를 위임하는 '코워크(Cowork)'를 통합했다. 기존에는 외부 앱을 오가야 했던 워드와 엑셀, 파워포인트 등 MS 365 생산성 도구가 코파일럿 내부에 직접 내장됐다. 사용자들은 코파일럿 인터페이스를 벗어나지 않고도 문서나 발표 자료, 예산안을 실시간으로 작성하고 공유·수정할 수 있다.

기술적 지식이 없는 일반 사무직 직원도 원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코드 탭도 도입됐다. 깃허브 코파일럿과 동일한 기술 기반으로 작동하는 코드 기능은 자연어로 아이디어나 필요 기능을 설명하면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이나 모니터링 대시보드, 업무 자동화 툴, 데스크톱 위젯을 즉석에서 구축해 준다. 

생성된 프로그램은 기업의 인프라 내에서 안전하게 구동되도록 '코파일럿 매니지드 런타임'이라는 호스팅 인프라를 통해 배포된다. 엔트라(Entra) ID 관리 및 깃(Git) 버전 제어가 결합돼 관리자가 데이터 연결과 보안을 통제하면서도, 직원들은 워드 문서를 저장하고 공유하듯 손쉽게 자체 앱을 구동할 수 있다. 제이콥 안드레우 MS 코파일럿 담당 부사장은 "핵심적으로 이는 애플리케이션을 호스팅하고 공유하는 것이 말 그대로 워드 문서를 저장하고 공유하는 것만큼 간단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가장 눈길을 모으는 '오토파일럿'은 사용자가 자리를 비워도 백그라운드에서 상시 작동하는 자율형 디지털 동료 에이전트다. 기존 프로젝트명 '스카우트'에서 명칭을 변경한 이 기능은 사용자로부터 역할과 목표를 부여받으면 조직의 사내 디렉터리 내에서 고유한 ID, 메모리, 컴퓨팅 환경 및 작업 공간을 할당받아 업무를 이어나간다. 

팀즈나 아웃룩, 공유 문서 등 기존 업무 채널에 상주하며 회의 준비, 공급업체 리뷰 프로세스 관리, 누락된 이메일 답장 작성, 프로젝트 진행 상황 모니터링 등을 자율적으로 처리한다. 오토파일럿은 메신저 등에서 일반 동료 직원을 부르듯 언급할 수 있으며, 기업용 거버넌스 프레임워크인 '에이전트 365'를 통해 권한과 감사 기록, 모니터링 체계가 엄격히 관리된다.

이와 함께 MS는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맥락을 확장하기 위해 비즈니스 분석 및 데이터 시각화 도구인 '파워 BI(Power BI)'의 2000만개 이상 세맨틱 모델과 연동되는 '패브릭 IQ(Fabric IQ)'를 오토파일럿과 홈 기능에 정식 적용했으며, 다이내믹스 365 및 파워 플랫폼 데이터까지 수용하는 '워크 IQ(Work IQ)' 확장을 추진한다.

또 AI 에이전트 가동에 따른 무분별한 지출을 방지하기 위해 'AI 핀옵스(FinOps for AI)' 비용 관리 시스템을 강화했다. 단순 질의응답이나 문서 요약 등 일상적인 작업은 기존 사용자당 월정액 구독제로 제공하고 적절한 모델을 자동 배정하는 '오토' 기능을 적용하지만, 오토파일럿이나 코드, 코워크 등 장시간 실행되는 고성능 에이전트 작업에는 사용량 기반 종량제 요금을 도입해 기업이 사용 크레딧과 모델 권한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번 대대적인 코파일럿 리부트는 챗봇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단순 대화형 AI에서 기업용 에이전트 AI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MS는 B2C 영역에서 소비자용 개인 AI 챗봇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대신, 독보적인 오피스 생태계와 B2B 고객 기반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전문가들은 메타의 개인 비서 앱 '뮤즈'나 구글의 '제미나이' 등이 개인용 챗봇 시장을 빠르게 점유하는 상황에서, MS가 슈퍼 앱 전략을 통해 일반 소비자용 기능 일부를 축소하고 실질적인 업무 자동화를 원하는 기업 시장으로 완벽히 기조를 틀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코딩 능력과 업무 에이전트를 통합해 기업용 AI 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견제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찰스 라만나 MS 부사장은 "우리는 여러분의 개인 비서와 같은 코파일럿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건 사람들이 MS에 바라는 게 아니며, 우리는 고객이 실질적인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집중한다"라고 강조했다. 

MS는 앞으로 몇 주에 걸쳐 '프런티어 얼리 액세스'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홈과 코드 기능을 우선 배포하고, 오토파일럿의 비공개 미리보기를 이달 말부터 차례로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