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지상 전장의 무인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2022년 시작한 ‘드론 군단(Army of Drones)’에 이어 이번에는 지상 로봇을 전쟁의 핵심 전력으로 끌어올리는 ‘로봇 군단(Army of Robots)’ 구상을 내놨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우리는 로봇 군단을 출범시킨다”며 “이제 필요한 것은 전쟁의 로봇화라는 다음 기술적 돌파구”라고 밝혔다.

페도로프 전 장관은 드론 분야에서 구축한 상당한 기반을 바탕으로 지상 로봇 기술 전환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드론이 전장에서 발생하는 타격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현지 UAV 제조업체도 700곳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지상 로봇으로 기술 전환을 확대해 위험한 임무에서 인간 병사의 노출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로봇 군단의 핵심 목표는 인명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로봇에 부상병 후송과 탄약·물자 수송은 물론 지뢰 매설과 제거, 정찰, 진지 방어, 표적 공격 등 전장에서 위험도가 높은 임무를 맡길 계획이다.

페도로프는 “목표는 간단하다.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며 “로봇이 가장 위험한 임무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사업은 특정 기업이나 정부 기관 하나가 운영하는 형태가 아니다. “로봇 군단은 하나의 회사가 아니라 생태계”라며 방산 기술 기업에 투자하고 자체 기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동시에 군과 함께 실제 전장에서 시험한 뒤 성과가 확인된 기술을 대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지상 무인차량(UGV)의 활용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2026년 들어 UGV의 임무 수행 횟수는 연초보다 3.3배 증가했다. 8월 한 달에만 최전선에서 2만5000건 이상의 물자 수송과 후송 임무를 수행했으며, 9월 초 기준 올해 누적 물자·후송 임무는 11만2000건에 달했다.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폭발물을 싣고 이동하는 소형 무인 지상 차량도 실제 전투에 투입되고 있다. 바퀴형 무인 차량을 이용해 러시아군 진지에 접근하거나 공격하는 한편, 일부 로봇으로 러시아군 포로를 확보한 사례도 보고됐다.

페도로프가 공개한 계획은 여기서 더 나아간다. 현재 방산기업과 로봇 엔지니어를 모집하고 있으며, ‘로봇 군단’의 CTO나 기술 리드도 찾고 있다. 드론에서 축적한 제조·조달·실전 시험 경험을 지상 로봇으로 확장하려는 목표다.

페도로프 전 장관은 “사람들은 안전한 거리에서 시스템을 통제하고, 정리된 지역이 안전해진 뒤에야 진입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전장의 위험한 구간을 로봇이 먼저 통과하고 인간 병력이 뒤따르는 방식으로 전투의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미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