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

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Muse)’가 미국에서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아직 뮤즈를 사용할 수 없는 국내에서는 이런 현상이 다소 뜬금없이 느껴질 수 있지만, 현지에서 사용자들의 실제 활용 사례를 살펴보면 새로운 유즈 케이스(Use Case)가 눈에 띕니다. 의외로 ‘구독 해지’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구독 서비스를 찾아내고 직접 해지해 돈을 아꼈다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AI가 내 돈을 아껴준다’는 사용법이 뮤즈의 대표적인 활용 사례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뮤즈가 처음부터 구독 해지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개인 비서라는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면서 소비자들이 찾아낸 구체적인 유즈 케이스가 퍼져 나가는 셈입니다.

CNB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한 사람이 평균 20개 안팎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며, 월평균 지출액은 157달러에 달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결제 데이터에서도 지난 7월 구독 서비스 지출은 전년 동월보다 7.7% 증가해 전체 카드 지출 증가율을 웃돌았습니다. 구독 경제가 커지는 만큼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를 정리하지 못해 계속 돈을 내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서 AI 에이전트는 기존 챗봇과 다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AI에게 구독 서비스를 물어보면 어떤 서비스를 이용 중인지 확인하거나 해지 방법을 알려주는 정도에 그쳤지만, 뮤즈는 사용자의 이메일과 금융 정보 등을 바탕으로 실제로 반복 결제를 찾아내고 해지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사이트를 찾아 로그인하고 해지 버튼을 찾는 번거로움을 대신합니다.

스탠퍼드 경제정책연구소 소장인 닐 마호니 교수는 CNBC에 소비자가 해지를 위해 별도의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 실제 해지 가능성이 약 4배 높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구독 경제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소비자의 관성과 해지 과정의 마찰이 기업의 구독 매출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호니 교수는 반대로 AI 개인 에이전트가 소비자의 ‘관성’과 ‘해지 마찰’을 동시에 낮출 수 있다고 봤습니다. 사용자가 일일이 기억하고 판단하고 행동해야 했던 과정을 AI가 대신하면, 그동안 방치됐던 구독 서비스가 실제 해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사용자 사례도 이런 흐름을 보여줍니다. 일부 이용자는 뮤즈가 이메일 영수증 등을 검색해 자신도 잊고 있던 구독 서비스를 찾아냈다고 공유하고 있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의 갱신을 발견해 직접 해지를 요청하거나, 반복 결제 내역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비용을 찾아낸 사례도 등장했습니다. 이런 사례는 아직 개별 사용자 경험에 해당하지만, ‘AI에게 돈을 아껴달라고 시킨다’는 매우 직관적인 사용법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메타도 이런 사용법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르 왕 메타 CAIO는 사용자들에게 뮤즈를 활용해 1000달러를 절약해 보라는 챌린지(#MuseMoneyChallenge)를 진행했습니다. 구독 해지뿐 아니라 보험료 협상, 환불 요청 등 소비자가 직접 해야 했던 금전 관련 업무를 AI에게 맡기는 사례를 확산시키려는 움직임입니다.

이런 흐름은 에이전트 시장에서 중요한 변화를 보여줍니다. 에이전트라는 개념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가치는 ‘에이전트’라는 이름보다 무엇을 대신 해주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정보를 찾아주는 챗봇과 달리 사용자가 귀찮아서 미루던 일을 실제로 처리하고, 그 결과 돈이나 시간을 아껴준다면 AI를 계속 사용할 이유가 훨씬 분명해집니다.

구독 서비스 업체로서는 새로운 고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리커리(Recurly)는 최근 구독을 바로 해지하는 대신 일시정지를 선택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마스터카드 조사에서도 해지 절차가 간단할수록 소비자가 구독을 선택하거나 다시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AI가 해지를 쉽게 만든다고 해서 구독 시장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해지를 미루는데 기대던 구독 모델에는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뮤즈가 넘어야 할 문제도 있습니다. 사용자가 이메일과 금융 정보를 AI에게 제공해야 하는 만큼 신뢰와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함께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또 아마존은 뮤즈의 쇼핑 사이트 접근이 약관을 위반한다고 주장하며 접근을 차단했습니다. AI 기업과 플랫폼 사이의 새로운 충돌도 나타나는 셈입니다.

메타는 뮤즈를 AI 전략의 핵심 축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AI 안경과 같은 새로운 하드웨어와 결합하면 사용자의 일상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실제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개인 비서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구상입니다.

물론 뮤즈의 미국 내 확대를 구독 해지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확인되는 것은 뮤즈가 빠르게 사용자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구독을 찾아 해지하고 돈을 아끼는 새로운 사례를 발견했고, 사용자 사이에서 공유되면서 제품의 활용도를 보여주는 사례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이번 사례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뮤즈라는 제품 자체보다 에이전트가 대중에게 받아들여지는 방식입니다. AI가 얼마나 똑똑한지를 설명하는 것보다 ‘내가 잊고 있던 구독을 찾아 돈을 아껴준다’는 내용이 훨씬 쉽게 이해됩니다. 에이전트 경쟁이 본격화할수록 모델 성능이나 ‘개인 비서’라는 추상적인 설명보다 소비자가 실제로 반복해서 사용할 만한 구체적인 유즈 케이스가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어 주말 주요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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