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카이폴 AI(Skyfall AI)가 복잡한 물리적 제품의 설계를 자동화하는 월드모델 ‘스카이-001(SKY-001)’을 공개했다. 아이디어나 2D 스케치를 입력하면 설계 구조를 계층적으로 나누고, 컴퓨터 지원 설계(CAD)와 건축정보모델링(BIM) 소프트웨어에서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단계별 제작 계획을 생성하는 모델이다.

스카이폴 AI는 19일(현지시간) ‘스카이-001’이 기존 대형언어모델(LLM) 중심의 접근법을 넘어 장기적인 공간 계획과 반복적인 3D 추론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자동차 엔진과 드론, 위성부터 의료시설과 건물 평면도까지 복잡한 설계 작업을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다.

기존 생성 AI 모델은 3D 형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실제 엔지니어링에 필요한 부품 간 계층 구조와 기계적 제약, 설계 이력까지 정확하게 다루는 데 한계가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듯한 모델을 만들어도 실제 제작이 가능한지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들은 복잡한 시스템을 개별 부품과 조립 구조로 나누고, 각 부품의 형상과 제작 순서를 지정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입해 왔다.

스카이-001 파이프라인 (사진=스카이폴 AI)

스카이-001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 결과물뿐 아니라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까지 함께 계획한다. 텍스트나 2D 콘셉트 스케치를 바탕으로 전체 설계를 구성한 뒤 주요 조립체와 하위 부품으로 세분화하고, 각 부품을 만드는 스케치와 3D 모델링 작업을 순서대로 생성한다. 이를 통해 설계의 각 단계가 전체 구조와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모델은 두 단계로 작동한다. 먼저 ‘계층형 컴포저(Hierarchical Composer)’가 전체 설계를 생성하고 이를 여러 단계의 구성 요소로 나눈다. 이어 ‘구축 월드모델(Construction World Model)’이 개별 요소를 실제 형상으로 만드는 시각적 작업 순서를 예측한다. 복잡한 설계를 하나의 긴 작업으로 처리하는 대신 여러 하위 작업으로 나눠 병렬로 진행할 수 있어 계산 부담과 오류 누적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엔진을 설계할 때 전체 엔진의 대략적인 형상을 만든 뒤 주요 조립체와 개별 부품으로 분해한다. 이후 각 부품의 세부 형상을 정교하게 다듬고, 스케치와 돌출·절삭 같은 모델링 작업을 차례로 생성한다. 하나의 이미지에서 시작해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내부 부품까지 포함한 다단계 설계 구조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건축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건물의 외곽선과 층별 면적, 방의 크기와 배치에 관한 설명을 입력하면 공용 복도와 계단, 엘리베이터, 개별 주거 공간 등을 포함한 평면도를 생성한다. 방과 벽체뿐 아니라 문과 창문, 설비 요소까지 단계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여러 설계안을 동시에 생성해 비교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같은 요구사항에서 다양한 후보 설계를 만든 뒤 사용자가 하나를 선택하면 이를 세부 부품과 제작 순서로 구체화한다. 이러한 접근법이 엔지니어와 건축가, 디자이너가 실제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다양한 설계 가능성을 검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AD 부품 생성 속도 벤치마크  (사진=스카이폴 AI)
CAD 부품 생성 비용 벤치마크  (사진=스카이폴 AI)
CAD 부품 생성 IoU 벤치마크  (사진=스카이폴 AI)

스카이폴 AI가 자체 공개한 벤치마크 성능 평가 결과에 따르면, CAD 부품 생성 벤치마크(1000개 구성 요소 대상)에서 스카이-001은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를 비롯해 '제미나이 4(Gemini 4)', '오웬 3.8 맥스(Owen 3.8 Max)' 등 타사 모델과 비교해 뛰어난 효율성을 입증했다.

특히 건당 생성 비용 측면에서 스카이-001은 0.005달러를 기록해, 0.75달러에 달하는 GPT-6 아스트라나 0.25~0.59달러 선인 주요 경쟁 모델 대비 압도적인 절감 효과를 보였다.

형상 중첩도를 나타내는 IoU 점수도 스카이-001이 79.7%, GPT-6 아스트라가 79.1%로 비등한 정확도를 기록하면서도, 작업 속도는 약 50배 빠르고 비용은 150분의 1 수준(건당 $0.005)으로 낮췄다.

BIM 평면도 생성 벤치마크(1000개 평면도 대상)에서도 스카이-001은 GPT-6 아스트라보다 처리 속도가 약 120배 빠르고 비용은 약 185분의 1 수준이었으며, IoU 점수도 43.6%로 GPT-6 아스트라의 40.6%를 앞섰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자체 평가 결과로,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성능과 비용 절감 효과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학습 데이터도 계층형 설계에 맞춰 구축했다. CAD 모델은 20만개가 넘는 부품을 대상으로 학습했으며, 개별 부품의 제작 과정을 학습하는 데 60만개 이상의 구축 사례를 활용했다. BIM 모델은 실제 및 합성 평면도 3만5000개와 200만개의 도면 생성 단계를 학습 데이터로 사용했다.

샘 파수팔락 스카이폴 AI CEO는 “장기 계획을 수행하는 월드모델로 무차별적인 LLM 호출을 대체하면 토큰 비용이 급격히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번스의 역설에 따라 한계 계산 비용이 낮아지면 도입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지능이 전기처럼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고 저렴해지는 미래를 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스카이-001은 초기 연구 프리뷰 형태로 시연하고 있으며, 정식 상용 배포는 2027년 초로 예정됐다. 앞으로 CAD에서는 자연어 지시로 부품을 수정하고 주변 부품까지 연동해 변경하는 기능을 개발할 계획이다. BIM에서는 생성한 평면도를 건축가가 계속 편집할 수 있는 건물 모델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설계 자동화 기술을 회로기판(PCB)과 다른 하드웨어 설계 분야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복잡한 목표를 구조화된 작업 계획으로 바꾸고 이를 실행하는 월드모델을 통해 물리적 제품의 설계와 제작 과정까지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