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 안경 스타트업 이븐 리얼리티(Even Realities)가 1억5000만달러(약 23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기업 가치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로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메타와 샤오미, 알리바바 등이 경쟁하는 AI 웨어러블 시장에서 '카메라 없는 스마트 안경'이라는 차별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번 프리 시리즈B 투자 라운드는 메이투안과 텐센트 등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했다.

이븐 리얼리티는 확보한 자금을 차세대 스마트 안경 플랫폼 개발과 AI 기능 고도화, 글로벌 사업 확대, 신제품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애플 출신 엔지니어들이 2023년 창립했다. 창립자이자 CEO인 윌 왕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애플에서 근무하며 애플워치와 아이폰의 개발 및 양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공동 창업자에는 기술 분야 전문가뿐 아니라 럭셔리 안경 브랜드 린드버그 출신도 포함됐다.

대표 제품인 '이븐 G2(Even G2)'는 경쟁사들과 달리, 카메라와 녹화 장치를 과감히 제거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안경처럼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대신, 렌즈 내부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탑재해 알림과 길 안내, 실시간 번역 등 필요한 정보를 사용자의 시야에 직접 제공한다.

사용자 조작은 동시 출시된 스마트 링 '이븐 R1(Even R1)'을 통해 이뤄진다. 손가락으로 링을 터치하거나 스와이프하면 안경 화면을 제어할 수 있다.

윌 왕 CEO는 "미래는 정보를 얻기 위해 매번 스마트폰을 꺼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 필요한 정보가 자연스럽게 눈앞에 제공되는 것"이라며 "동시에 주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븐 리얼리티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음성 번역 기능도 음성을 녹음하지 않고 텍스트로 변환해 처리하며, 사용자 데이터는 암호화되고 유럽의 개인정보 보호 기준에 맞춰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광학 기술에도 집중 투자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이븐 HAO(Holistic Adaptive Optics)' 기술은 마이크로칩과 웨이브가이드, 시력 교정 렌즈를 처음부터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해 기존 스마트 안경보다 선명한 디스플레이와 착용감을 구현했다.

가격은 프리미엄 전략을 채택했다. 안경 본체 가격은 599달러(약 90만원)이며, 시력 교정 렌즈와 스마트 링을 구매하면 1000달러(약 153만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이미 1만대 이상 판매를 달성했으며, 현재는 수익성까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주요 고객층은 30~50대 남성 전문직으로, 이용자의 약 3분의 1이 기업 임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기업이지만, 현재 제품을 중국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생산은 중국에서 이뤄지지만, 미국과 일본, 한국, 중동, 유럽 등을 우선 공략하고 있다. 전체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미국인이며, 회사 개발진도 80%는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