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모델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으로 유명한 스태빌리티 AI가 7600만달러(약 1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 소니 뮤직 그룹, 워너 뮤직 그룹, 일렉트로닉 아츠(EA)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이 대거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이미지 생성 중심의 AI 기업에서 음악·영상·게임을 아우르는 창작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태빌리티 AI는 25일(현지시간) 76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에는 글로벌 음악 기업인 유니버설 뮤직 그룹, 소니 뮤직 그룹, 워너 뮤직 그룹과 게임업체 EA가 참여했으며, AMD와 퍼시픽 얼라이언스 벤처스도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투자로 스태빌리티 AI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2억3200만달러(약 3200억원)로 늘었다.

이번 투자 라인업은 일반적인 벤처 투자와 비교해 콘텐츠 산업과의 연계성이 특히 강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스태빌리티 AI는 최근 콘텐츠 기업들과 단순히 AI 결과물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생성 AI 도구 자체를 공동 개발하는 방식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왔다.

프렘 아카라주 스태빌리티 AI CEO는 이번 투자가 생성 AI를 통해 제작자와 음악가, 스토리텔러에게 새로운 창작 역량을 제공하겠다는 회사의 비전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창작 제품군 확대와 서비스 사업 강화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이미지뿐 아니라 음악과 영상 등을 생성할 수 있는 다양한 AI 모델과 도구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실제 콘텐츠 제작 과정에 통합하는 데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업계와의 협력은 사업 전략에서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10월 유니버설 뮤직 그룹 및 EA와 각각 협력 관계를 구축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워너 뮤직 그룹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협력은 AI 콘텐츠 생성 결과물에 대한 단순 라이선스 계약과 달리, 각 기업이 AI 도구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스태빌리티 AI가 음악과 영상, 게임 분야로 확장하는 것은 생성 AI 기술을 콘텐츠 산업의 실제 제작 과정에 깊숙이 적용하려는 움직임이다. 다양한 콘텐츠 유형을 지원하는 모델과 서비스를 구축하면, 아이디어 구상부터 제작까지 AI를 활용할 수 있는 통합적인 창작 도구를 창작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저작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최근 일부 소송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 영국에서는 게티이미지가 저작권 침해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스태빌리티 AI에 대체로 유리한 판단을 내렸다. 다만 게티이미지의 소송은 미국에서도 진행 중이다.

스태빌리티 AI는 2019년 설립된 이후 생성 AI 시장의 대표적인 이미지 생성 모델 가운데 하나인 스테이블 디퓨전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CEO가 교체되고 채권단에 인수되는 등 곡절을 겪었다. 

이후 AI 경쟁이 이미지에서 음악과 영상, 게임 개발 등으로 확대되면서 회사도 특정 모델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전문 창작자를 대상으로 한 AI 생산성·제작 플랫폼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번 대규모 투자에는 콘텐츠 업계 주요 기업들이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사업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기업 입장에서는 생성 AI를 활용한 제작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창작자 권리와 콘텐츠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고, 스태빌리티 AI는 이러한 수요를 바탕으로 기업용 AI 솔루션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스태빌리티 AI는 투자 유치와 사업 확대와 별개로 과거부터 저작권과 기업 지배구조 등을 둘러싼 법적 문제에도 직면해 왔다. 공동 창립자인 사이러스 호즈는 2023년 에마드 모스타크 전 CEO가 자신의 지분 매각 과정에서 자신을 속였다고 주장하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