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로고가 붙은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의 트레일러를 훔친 절도범들이 정작 트레일러 안에서 발견한 것은 GPU가 아니라 모래 약 18톤이었던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25일(현지시간) 와이어드에 따르면,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플러스AI(PlusAI)의 트레일러 2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뉴어크의 회사 창고 인근에서 도난당했다가 회수됐다.

두 트레일러에는 플러스AI와 엔비디아의 로고가 함께 붙어 있었다. 이 회사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자율주행 트럭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면서 GPU와 서버, 네트워크 장비 등 고가 컴퓨터 부품을 노린 절도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범인들이 엔비디아 로고를 보고 트레일러 안에 고가의 AI용 GPU가 실려 있을 것으로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트레일러를 열어본 범인들이 발견한 것은 GPU가 아니라 모래였다. 두 트레일러에는 각각 2만파운드(약 9톤)의 모래가 들어 있었고, 전체 무게는 4만파운드(약 18톤)에 달했다.

플러스AI는 연구개발 과정에서 실제 화물이 실린 대형 트레일러의 주행 특성을 재현하기 위해 트레일러에 모래를 채워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대변인 로런 콴은 "연구개발 테스트를 위해 트레일러에 모의 적재물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도난당한 트레일러에는 4만파운드의 모래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도난 사실이 알려진 과정도 특이했다. 플러스AI의 한 고위 임원은 지인으로부터 "플러스에서 성공적인 모험을 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방금 내 직장 근처에서 당신들 트럭 두 대를 봤다"는 내용의 문자와 사진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장소는 회사 창고에서 800m나 떨어진 곳이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회사 측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현장에서 버려진 트레일러 2대를 발견했다. 절도범들은 잠금장치를 부수고 자신들의 트럭을 연결해 트레일러를 끌고 달아났으나, 내부 화물이 모래인 것을 확인하자 그대로 두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고가의 센서와 첨단 AI 장비가 탑재된 트럭 운전석 부분은 창고 안에 보관돼 있어 피해를 면했다.

프리몬트 경찰은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아직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관련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최근 미국에서 AI 관련 고가 장비를 노린 화물 절도가 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데이터센터용 칩과 컴퓨터 장비뿐 아니라 구리 케이블과 테슬라 배터리, 비트코인 채굴 장비 등을 노린 절도도 이어지고 있다.

결국 해프닝으로 끝난 이번 사건 덕에 플러스AI는 아무런 장비 손실 없이 트레일러와 18톤의 모래를 모두 되찾았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